누군가를 깎아 내린다고 자신이 높아지지는 않기 때문에 남의 잘못을 마구 지적하는 편은 아닙니다. 사람이 사람인지라 가끔 실수도 하고 잘못할 수도 틀릴 수도 있는 것이니까요. 일반적인 글이라도 잘못된 정보라면 정정해야 할 것인데 연구라는 이름아래 써진 글이 틀렸다면 심각하게 고찰해본만 하죠. 물론 연구원이 연구했다는 것인데 옛날에 이미 증명된 이야기고 연구자 역시 중학교 3학년인걸 보면 의욕이 떨어지긴 합니다만 글을 읽다보면 저로 하여금 입을 (여기서는 손인가?) 간질간질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더군요.

 이 이야기의 시작은 2010년 초로 거슬러 올라가는 군요. 제가 갑자기 슈바르츠실트의 반지름 공식이 필요하게 되어 검색을 하게 되었는데 보는 이로 하여금 궁금증을 매우 유발시키는 글 제목을 보게 되었습니다.

 (1) 빛이 빨려 들어갈 때 원운동을 하기 때문에 만유인력과 구심력이 평형을 이룬다고 가정할 수 있다고 보더군요. 이 논리로 식을 전개하면 평형을 이룰 때의 속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위의 가정을 대입하면 여기까지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2) 빛이 빨려 들어가는 속도는 또한 빛이 블랙홀에서 빠져나가는 탈출속력과 같을 것이다.
(3) 탈출속력은 식에서의 2배이므로 탈출속력은 다음과 같아야 합니다.

 

이후의 식 전개에는 큰 무리가 없어서 슈바르츠실트의 반지름은 다음과 같이 나오더군요.

 

 (4) 빛은 입자성을 띄고 있으므로 구심력 공식이 정해집니다. 자세히 말하면 질량이 있습니다. 빛은 정지할 때만 질량이 0입니다. 이런 말을 글 끝에 붙였는데요. 완벽한 사족이었습니다.

 차근차근 뭐가 문제지 집어 보도록 하죠.

 (1) 빛이 빨려 들어갈 때 원운동을 한다고 했는데 원운동은 일반적으로 주기운동이기 때문에 원운동중인 물체는 중심으로 빨려 들어가는 행동을 보일수가 없습니다. 또한 평형을 이루는 힘은 만유인력과 구심력이 아닌 원심력이어야 하죠. 구심력은 회전의 중심으로 작용하는 힘으로 만유인력이 구심력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원심력은 회전의 중심 방향의 반대로 작용하는 힘으로 만유인력과 평형을 이루게 되지요. 정리하자면 빨려 들어가는 물체는 원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구심력을 사용할 수 없게 되겠지요.

 (2) 탈출 속도는 말 그대로 벗어날 수 있을 때의 최소 속도지요. 블랙홀에 빨려 들어간 빛이 탈출 할 수 있다면 애초에 블랙홀이라 불리지도 않았겠지요.

 (3) 탈출 속도는 식에서의 2배이므로 라고 했는데 어째서 2배인지 안나와있습니다. 가끔 학교에서 이거 다 아는 거지 하고 넘어가는 기분입니다만 실제 학교에서 나오는 거야 논리적으로 말이 된다지만 이거는 할 말이 없군요. 물론 수식적으로만 보면 맞기는 합니다만 그러면 원운동을 도입한 것이 의미가 없어지겠지요. 수식이야 써놓고 보니 2배이긴 합니다만 원운동 시 속도의 2배가 탈출속도라는 것만 써 놓으면 논리적이지도 않고 받아들이기도 힘들지요.

 (4) 빛은 입자성만 지니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파동적인 성격 역시 가지고 있지요. 거기다가 빛이 질량이 있다는 것은 할 말을 잃게 만드는 마력이 있습니다. 물론 실험적으로 빛의 질량이 얼마보다 작아야한다는 것은 나오긴 합니다만 그렇다고 빛이 질량을 가지고 있다는 뜻은 아니지요. 실험적인 한계에 의해서 나타나는 값입니다. 이론적으로 빛의 질량은 0입니다. 그리고 빛은 정지할 수가 없다고 받아들이는 것이 일반적이지요.

 그러면 실제적으로는 어떻게 풀어야하는 것일까요. 그냥 간단하게 에너지를 도입하면 됩니다. 위치에너지가 운동에너지보다 커지는 시점을 잡아서 r에 대해 전개해주고 v에 c를 대입하면 되겠지요.

 과학이 더욱 전문화되어가고 어려워지고 있는 과정에서 대중들과의 거리는 더욱 멀어진 것 같습니다. 적당한 수식들과 있어 보이는 단어들이 사람들의 눈을 속이고 고개를 끄덕이고 넘어가게끔 만드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글을 볼 때 맞을 것이라 생각하고 쭉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한번쯤 읽고 따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과학은 생각만큼 어렵지는 않습니다. 단지 어려워 보일 뿐이지요. (교양 정도의 수준이 그렇다는 것이지 전문적으로 파고들면 또 다른 세상입니다. 하지만 별로 좋은 곳은 아닙니다.)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을 설명했던 글의 출처를 적어야하나 분란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생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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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카엔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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